❚ 독감 백신을 맞아도 독감에 걸리는 이유
독감 예방접종을 했는데도 독감에 걸리는 사람은 매년 존재한다.
많은 사람이 “백신이 효과 없는 것 아니냐”라고 오해하지만, 실제로는 백신의 원리와 바이러스의 특성을 이해하면 충분히 설명되는 현상이다.
1) 유행 바이러스와 백신 균주(스트레인)가 100% 일치하지 않음
독감 백신은 WHO가 예측한 4개의 주요 바이러스 균주(H1N1, H3N2, B/Victoria, B/Yamagata)를 기반으로 만들어진다.
하지만 실제로는 유행 시즌마다 새로운 변이가 등장하며, 백신과의 일치율이 떨어지면 감염 예방 효과도 낮아진다.
→ 즉, “예상된 바이러스”와 “실제 유행 바이러스”가 다를 수 있어 감염이 가능하다.
2) 백신은 감염 자체를 100% 차단하지 못함
독감 백신의 감염 예방 효과는 평균 40~60% 수준이다.
즉, 절반 이상은 예방하지만 절대적 장벽은 아니다.
3) 개인별 면역 반응의 차이
- 고령층
- 만성질환자
- 면역 저하자
이런 경우, 백신을 맞아도 항체 생성이 약해서 감염 가능성이 남아있다.
4) 접종 직후에는 면역이 완성되지 않음
백신의 면역 형성 기간은 약 2주이다.
접종 후 바로 유행 바이러스에 노출되면 그대로 감염될 수 있다.
5) 여러 종류의 독감이 존재함
A형 독감에 걸린 사람이 시즌 후반에 B형 독감에 걸리는 경우도 있다.
“한 번 걸렸으니까 면역됐다”는 생각은 사실이 아니다.
❚ 그런데도 독감 백신을 매년 맞아야 하는 이유
“걸릴 수도 있다면 왜 맞아야 하지?”라는 질문이 당연히 나온다.
하지만 독감 백신은 ‘감염 자체를 모두 막는 백신’이 아니라
‘중증을 막는 백신’이라는 점이 핵심이다.
아래가 백신이 꼭 필요한 과학적 근거다.
1) 중증도와 합병증을 크게 낮춘다 (가장 중요한 이유)
- 고열 지속 시간 감소
- 근육통·몸살 강도 감소
- 폐렴·입원·사망 위험 감소
백신은 감염을 완전히 막지 못해도, 독감의 공격성을 크게 약화시킨다.
이는 수십 년간 누적된 역학 연구에서 반복적으로 확인된 사실이다.
2) 교차 면역(Cross-protection)이 발생해 일부 변이도 방어
백신과 완전히 일치하지 않는 바이러스라도,
항체가 부분적으로 결합하여 증식을 억제해준다.
→ 결과적으로 “덜 앓고 지나가는 효과”가 생긴다.
3) 비특이적 면역(innate immunity)이 빨리 반응하도록 ‘준비’됨
백신 접종은 선천면역계도 활성화해
다른 바이러스에 감염되더라도 초기 억제력이 증가한다.
4) 자연 감염은 한 종류에만 면역, 백신은 여러 종류에 방어
자연 감염은 “내가 걸린 한 가지 바이러스”에만 면역을 만들지만
백신은 다수의 바이러스를 동시에 대비하도록 설계되어 있다.
5) 사회적 보호(집단 면역) 효과
내가 가볍게 아프고 끝난다고 해도
백신을 맞지 않으면 고위험군(아이, 노인, 임산부, 면역저하자)에게 전파될 수 있다.
백신 접종은 나와 주변 모두를 보호하는 방식이다.
❚ 결론: 감염은 가능하지만, 백신이 더 강한 ‘안전망’이 된다
- 독감 백신을 맞아도 감염될 수 있다 → 사실
- 그러나 감염 시 중증도·합병증·입원·사망 위험을 현저히 낮춘다 → 매우 중요한 사실
- 자연 감염만으로는 시즌 전체를 방어할 수 없다
- 그래서 매년 접종이 권장된다
독감 백신은 “걸릴지 말지를 결정하는 백신”이 아니라,
걸리더라도 얼마나 가볍게 넘어갈지를 결정하는 백신이다.